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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채무방어 위한 방법에 대해

by 홍순기변호사 2019. 4. 3.

상속채무방어 위한 방법에 대해

 

유산 상속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대개 건물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 혹은 망인 명의의 금전 채권만을 떠올리실 수 있으나 실제 상속은 망인이 지니고 있던 모든 권리의무관계 및 그에 따른 지위까지도 승계되는 것으로서 망인이 지고 있던 채무 역시 상속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만약 망인에게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인 채무가 더 많은 경우라면 상속을 통해서 오히려 자신이 진 것이 아닌 채무까지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속재산 목록을 살펴보신 뒤에 필요한 경우라면 상속채무방어를 행하시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상속채무방어를 위한 제도로서 한정승인 내지는 상속포기 제도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상속포기는 말 그대로 모든 상속과 관련한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인적 결단으로 볼 수 있고, 한정승인은 일단 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승인하기는 하되 상속재산의 가액 범위 내에서만 상속채무를 변제하고 그 이상의 상속채무에 대해서는 책임을 가지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각각 제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본인의 상황에서 어떤 방식이 더욱 유리한지 검토해 보신 뒤에 결정을 내리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특히 상속포기로서 상속채무방어를 한 경우 자신보다 후순위 상속인이 그 다음 상속인으로서 상속채무를 승계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이와 관련하여 실제 사안을 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씨는 남편 B씨가 사망함에 따라 그 사이에서의 자녀들과 함께 B씨의 공동 상속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A씨와 자녀들은 B씨에 대한 상속을 포기하는 절차를 밟았고, 그러자 그 다음 순위의 법정 상속인인 B씨의 어머니 C씨가 상속인이 되어 B씨의 재산을 단독으로 상속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C씨까지 사망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는데요. C씨가 사망하면서 본래라면 C씨의 아들인 B씨가 상속을 받았어야 했으나 B씨가 이미 사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습상속으로서 B씨의 배우자와 자녀인 A씨 등이 다시 상속인이 된 것이었습니다. 특히 C씨에게는 B씨에게서 상속된 재산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C씨가 상속하였던 B씨의 재산 중에 P보험사가 B씨에 대해 가지고 있던 구상금 채권이 있었는데 P보험사는 이러한 대습상속을 이유로 A씨 등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A씨 등은 소송에서 B씨에 대해 상속포기 하였음에도 C씨를 거쳐 다시 B씨의 재산이 자신들에게 대습상속이 되었는데, 이는 상속포기를 통해 이미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다시 그 채무에 대해 부담을 주는 결과가 되므로 금반언 및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하다는 취지로 반박을 하였습니다. 1심에서는 P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구상금 채권에 대한 A씨 등의 지급 의무를 인정하였으나 2심에서는 A씨 등에게 법률적인 지식이 없음을 근거로 하여 B씨에 대해 상속포기를 하였음에도 C씨를 거쳐 다시 대습상속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 A씨 등이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A씨 등의 손을 들어주었는데요.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다시 한 번 판결이 뒤집어지게 되었습니다. 상속채무방어를 위하여 배우자의 재산에 대해 상속포기를 하였더라도 그 재산이 시어머니를 거쳐 다시 대습상속이 되었다면 그에 대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다시 하지 않는 이상 단순 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남편에 대해 상속을 포기하였다고 해서 이후 발생하는 대습상속까지 포기한 것으로 본다면, 상속을 둘러싼 법률적 관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A씨 등이 상속채무방어를 위해서는 B씨에 대해 진행하였던 상속포기와 별도로 C씨에 대해서 다시 적법한 기간 내에 정당한 절차를 밟아 상속포기 내지는 한정승인을 진행하였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이 상속채무방어를 함에 있어서 상속포기를 한 이후에 예기치 못한 사유로 다시 본인에게 채무가 상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는데요. 따라서 관련 규정에 대해 미리 꼼꼼히 숙지하신 뒤에 각 제도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시고 후속 처리까지 생각해 보시는 것이 향후 발생할 문제의 소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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